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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붉어지는 얼굴?... 꽃샘추위 속 '주사 피부염', 무너진 장벽 살려야


봄바람에 유독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거리는 증상을 단순한 환절기 피부 트러블이나 '안면홍조'로 가볍게 넘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붉은 기가 가라앉지 않고 얇은 실핏줄까지 관찰된다면, 이는 만성 염증성 질환인 '주사 피부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초기에 장벽과 혈관을 다스리지 않으면 영구적인 혈관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피부 질환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방심하기 쉬운 초봄 환절기, 피부과 전문의 김산 원장(청담아이스피부과의원)의 도움말을 통해 주사 피부염의 원인과 증상 및 일상 속 관리법을 상세히 알아본다. 

붉은 얼굴에 실핏줄까지… 일시적인 '안면홍조'와 달라
주사 피부염은 단순히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넘어, 독특한 육안적 특징과 자각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코나 뺨 등 얼굴 중심부가 늘 붉어져 있는 지속적인 홍반과 더불어, 혈관이 확장돼 미세한 실핏줄이 드러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여드름과 달리 피지 덩어리(면포)가 관찰되지 않는 구진과 농포가 나타나며, 심해지면 코 부위가 비대해지는 이른바 '딸기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김산 원장은 "육안으로 보이는 증상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일상에서 느끼는 주관적인 불편함이 진단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세안 후나 화장품을 바를 때 피부가 타는 듯한 화끈거림과 따가움을 느끼고, 겉은 번들거려도 속이 심하게 당긴다면 주사 피부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도 변화나 자극적인 음식, 심리적 스트레스에 즉각적으로 달아오르며 열감이 오래 지속되고, 환자의 절반 정도는 눈의 이물감이나 충혈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봄철 일교차에 고장 난 혈관 조절 능력… 피부 장벽 무너지며 '악순환'
봄, 가을 등 환절기만 되면 유독 피부 컨디션이 저하되는 이들이 많다. 이는 기온 차가 큰 환경으로 인해 피부 혈관과 장벽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온도 변화에 따라 피부 혈관 수축과 이완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만, 주사 피부염 환자는 이 조절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김산 원장은 "외부 기온 변화에 따라 피부 온도 수용체가 과활성화되면서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고, 이것이 혈관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만성적인 부종과 홍조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건조한 공기와 미세먼지 역시 주사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핵심 원인이다. 김 원장은 "봄철의 건조한 환경은 경피 수분 손실을 증가시키고 각질층의 지질 성분을 감소시켜 피부 장벽을 붕괴시킨다"며 "장벽이 무너지면서 외부 자극원이 쉽게 침투해 염증 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방출하고, 결국 아주 작은 온도 변화나 화장품 사용에도 극심한 자극을 느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얼굴 열 내린다고 찬물 세안?... 생리식염수 팩으로 온도 낮춰야
주사 피부염 환자들은 수시로 얼굴에 열이 오르는 고통을 겪는다. 이때 당장 열을 내리겠다며 찬물로 세안하거나 얼음찜질을 하는 것은 약해진 혈관을 오히려 강하게 자극하는 위험한 행동이다. 가장 안전하고 추천되는 응급 처치법은 '생리식염수'를 활용하는 것이다.

김산 원장은 "얼굴에 열이 올랐을 때 즉각적으로 온도를 내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응급 처치법은 약국에서 구하기 쉬운 멸균 생리식염수를 냉장고에 시원하게 보관한 뒤 거즈에 듬뿍 적셔 5~10분간 얹어 두는 '웻드레싱'이다"라며 "이는 기화열과 삼투압 원리로 피부 온도를 서서히 낮추고 부종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생리식염수 팩 이후에는 순한 보습제로 수분을 즉각 공급해야 하며, 알코올이나 계면활성제, 향료, 각질 제거 성분이 든 화장품은 피해야 한다. 대신 세라마이드, 판테놀, 마데카소사이드 등 장벽 재건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권장된다. 

이 밖에 바람을 피부에 직접적으로 쐬지 않아야 하며, 실내 온도를 20도 내외로 낮추며 습도를 조절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상체를 높여서 얼굴에 혈류가 쏠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물리적인 방법도 필요하다. 

양날의 검 '스테로이드' 즉각 효과 있지만… 오남용 시 증상 악화
증상이 심할 때 흔히 처방받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주사 피부염 환자에게 양날의 검이다. 1~2주 이내로 짧게 사용하면 급성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지만,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피부를 돌이킬 수 없이 망가뜨리는 주범이 된다.

김산 원장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남용하면 혈관 벽을 지지하는 결합 조직이 약화돼 혈관이 영구적으로 확장되며, 연고를 끊었을 때 오히려 홍조가 더 심하게 올라오는 '반동 현상'이 발생한다"며 무분별한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일상 속 악화 인자 차단 필수… 꾸준한 관리로 '안정적 조절' 기대
스테로이드 오남용 못지않게 일상생활 속 악화 인자를 철저히 차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술과 뜨거운 환경은 고장 난 혈관 조절 능력을 더욱 자극해 피부염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김산 원장은 "알코올의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는 혈관을 직접 확장시키고 염증 수치를 높여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치료 중에는 금해야 한다"며 "사우나나 찜질방, 뜨거운 탕 목욕, 얼굴이 벌개질 정도의 격렬한 유산소 운동 역시 심부 온도를 높여 혈관벽을 약하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철저한 악화 인자 차단과 함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주사 피부염은 완치가 가능한 피부 질환은 아니며,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하며 안고 가는 만성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만 지레 좌절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약물 치료로 염증성 병변을 잡고, 혈관 레이저로 모세혈관을 안정화하면서 피부 장벽 관리를 병행하면 일반 화장품을 무리 없이 바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될 수 있다. 

김 원장은 "주사 피부염에 완치가 없다는 말에 상심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이는 평생 피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질환이 잘 조절되는 상태에 도달하면 남들이 보기에 그저 '피부 좋은 사람'일 뿐이며, 안정적인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의료진과 함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꾸준히 치료에 임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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